요즘 SNS나 유튜브에서 “춤선이 예쁘다”라는 표현을 자주 본다. 무용을 전공한 사람,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 심지어 일반 시청자까지도 “이 사람은 춤선이 살아있어”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진짜 춤선이란 뭘까?’
“선이 예쁘다”는 말의 진짜 의미
흔히 춤선을 말할 때, 팔과 다리의 각도, 손끝의 처리, 몸통의 정렬 같은 시각적인 기준을 먼저 떠올린다.
물론 이런 외형적인 ‘정리된 움직임’은 보는 사람에게 안정감과 미감을 준다.
하지만 내 경험에선 겉모습만으로 춤선이 생기지는 않았다.
YG에서 활동할 때, 수많은 무대를 리허설부터 함께 했고, 똑같은 안무를 여러 댄서가 추는 걸 수없이 봐왔다.
그런데 똑같은 동작을 해도 유독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
왜일까?
그 사람의 선은 단지 ‘모양’이 아니라 ‘의도’와 ‘감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춤선은 결국 ‘에너지의 흐름’
내가 생각하는 춤선은 단순히 팔이 어디까지 뻗었는지가 아니라,
그 팔이 어디에서 시작됐고,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가 보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손끝을 뻗을 때 단지 팔만 펴는 게 아니라
몸 전체가 그 방향으로 향하려는 흐름이 느껴질 때, 그게 진짜 춤선이 된다.
그건 정리된 동작이 아니라,
**의지와 감정이 한 방향으로 모여 있는 '선'**이다.
그 선은 카메라 앞이든, 작은 연습실이든, 어떤 공간에서도 느껴진다.
춤선이 아름답게 보이는 사람들의 공통점
- 몸의 축이 단단하다 – 몸의 중심이 무너지지 않으니 선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 출발점과 도착점을 안다 – 그냥 팔만 뻗는 게 아니라,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를 안다.
- 속도와 멈춤을 조절한다 – 빠르다고 선이 생기는 것도, 느리다고 생기는 것도 아니다. ‘리듬의 간격’을 조절할 줄 안다.
- 의미 없이 움직이지 않는다 – 모든 동작에 ‘왜’가 있다. 그래서 보는 사람도 끌린다.
나에게 춤선은 '마음의 라인'이다
내가 나이 들어가면서 점점 더 느끼는 건, 춤은 몸이 아니라 마음으로 추는 예술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아무리 동작이 정확해도
그 사람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없다면, 선은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춤선은
팔과 다리의 라인이 아니라
**‘마음이 지나간 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정리하며,
춤선은 눈에 보이는 것이지만, 그 본질은 마음과 에너지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얼마나 진실하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춤이 깊이를 가진다.
지금도 무대에서든 거울 앞에서든,
나는 ‘보여지는 춤’보다 ‘전달되는 춤’을 고민한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진짜 춤선이다.